“금지가 곧 안전은 아니다” 이륜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 이제는 ‘조건부 허용’ 검토할 때

▲ 이미지 클릭 시 청원 링크로 이동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모든 이륜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글로벌 기준에서도 이례적이며, 현재 유사한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라오스, 파키스탄, 태국 등 일부 개발도상국에 불과하다.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이 이 같은 규제를 지속하는 것은 국제 기준과의 괴리는 물론, 교통정책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륜차의 자동차전용도로 조건부 통행을 촉구하는 청원이 게재되며, 사회적 논의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국내 최대 바이크 커뮤니티인 ‘바튜매(바이크 튜닝 매니아)’에서도 같은 취지의 청원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수많은 라이더들이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

현행 규제의 가장 큰 문제는 형평성 결여다. 이륜차는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로 분류되어 자동차세 납부, 보험 가입 등 모든 법적 의무를 이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전용도로에 대한 접근은 배제되어 있다. 이는 공공 인프라 이용권에 있어 불합리한 차별로 이어진다.

안전 측면에서도 통행 금지를 정당화하는 명분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청(NHTSA)의 통계에 따르면, 고속도로 교통사고에서 이륜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2.3%에 불과하며, 치명사고 비율 또한 승용차(65%)나 대형트럭(15%)에 비해 낮은 8% 수준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이륜차 사고는 교차로, 신호, 횡단보도 등이 집중된 도심 일반도로에서 발생하고 있어, 보다 통제된 환경인 전용도로로의 통행이 오히려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교통환경과 이륜차의 사회적 역할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이륜차는 개인 이동수단을 넘어 배달 및 물류 산업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으며, 통근 및 관광·레저용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전기 이륜차 보급 확대, 1~2인 가구 증가, 친환경 교통수단에 대한 수요 증가는 현행 정책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전용도로 운영 기준은 여전히 30~40년 전의 사고 데이터를 근거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급변하는 교통 및 산업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 채 제도만 고착화되어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해외 주요 국가들은 이륜차의 고속도로 통행을 조건부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 왔다. 일본은 125cc 초과 이륜차에 대해 통행을 허용하되, 초보자 운전자 제한 및 속도 규제를 병행하고 있으며, 대만은 배기량 기준에 따라 Expressway 및 Freeway에 대한 점진적 통행 허용을 도입했다. 영국, 독일, 미국 등도 일정 기준을 충족한 이륜차에 대해 고속도로 이용을 허가하고 있고, 말레이시아는 이륜차 전용 차로를 주요 고속도로에 설치해 사고율을 30% 이상 낮추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단순한 금지보다는 조건부 허용과 관리 중심의 정책 전환이 세계적 추세임을 시사한다.
국내에서도 문제 제기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헌법재판소는 과거 이륜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금지를 합헌으로 판단하면서도, 보충의견을 통해 조건부 허용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남겼다. 서울시는 2025년부터 양재대로의 자동차전용도로 지정을 해제하고, 이륜차 통행을 허용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지방정부 차원에서의 정책 실험도 시작되고 있다.

조건부 통행 허용은 단순히 이륜차 이용자만을 위한 요구가 아니다. 이는 안전 기준 마련, 단계적 허용, 교육 및 단속 강화, 인프라 개선 등 종합적인 안전 대책과 병행될 때 모든 시민의 안전과 형평성, 교통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적 해법이 될 수 있다.

공공정책에서 자주 활용되는 ‘소규모 시범 운영 → 효과 검증 → 점진적 확대’ 방식은 이 사안에도 적용 가능하다. 실제로 작은 실험이 축적되어 큰 정책 변화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으며, 이는 이륜차 통행 허용 문제 또한 예외가 아니다.

교통안전은 단순히 규제 강화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합리적 정책 설계와 변화하는 현실을 반영한 유연한 제도 운영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륜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 문제는 단지 하나의 교통 규제를 넘어서, 대한민국 사회가 시민의 권리, 안전, 그리고 시대적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시민의 공감과 참여가 뒷받침된다면, 이 작은 청원이 국내 교통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전환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작성 2025.09.11 13:17 수정 2025.09.12 10:11

RSS피드 기사제공처 : 얼리어답터뉴스 - 얼리어답터신문 / 등록기자: 김승현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NEWS 더보기
세상은 따뜻한 사람들로 바뀝니다 #세상을따뜻하게만드는힘 #사랑나눔축제 #..
승객은 풍경을 감상하지만, 조종사는 구름 속의 바람을 읽는다。#skyvi..
구상나무. 외국에서는 Korean Fir(한국전나무)로 불리기도 합니다。..
폐 질환인데 심장이 멈춘다?
좋은 사람들이 모이면 세상은 달라집니다 #마음을잇는축제 #사랑나눔축제 #..
죽은영이살아난다는 의미 #예수님 #사랑 #구원 #사랑 #구원의확신
돌담으로 그려진 인문학 지도。#jeju #ssicho
높이가 달라지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도 변할까?。#김포공항 #ssicho..
태극과 음양의 이치를 삼문에 적용, 세 개의 문을 통해 "질서와 경계"를..
비 내린 뒤 서산부석사 ~ 。#서산부석사 #도비다원 #씨초
여행은 풍경을 보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마음으로 일상을 다시. 바라보는 ..
2026 대학가 흔드는 AI 홍보 비책, 대학 생존율 높인다
주담대 3억 한도? 영끌족도 결국 손 들었다!
삼성전기 주가 반토막 비명, 바닥인가 탈출 기회인가 분석
정·재계 뒤흔든 역대급 민간 결사체 떴다… 사단법인 더나은대한민국
사회공헌만 하시겠습니까260여 개 언론에 기록하시겠습니까 #ESG #ES..
KOEIA 중소기업 뉴스 포커스 | 영인에스티 AI-MRV 탄소중립 플랫..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1)
라오스로 떠나는 청년들, 아동 복지 패러다임 바꾼다
포항 상권 살리는 한동대 AI 창업 지원 사업 가동
AI 보안 패러다임 바꾼다, 에이아이딥 차세대 솔루션 공개
AI로 불법 현수막 꼼짝 마! 지자체 CCTV와 차량이 실시간 자동 추적..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미용실, 무신고 유사 의료행위 심각… 포상금 최대 2..
대한민국을 함께 바꿀 기업 당신은 무엇으로 기억되겠습니까 #CCBS #공..
비오는 지금. 주님의 약속을 기다려봅니다. #찬양 #사랑 #예수님 #..
6근(눈귀코혀몸뜻)×6경(색성향미촉법)×3세(과거현재미래), 태양직경은 ..
#이용사자격증 #인천부평이용학원 한번에 합격했어..
ai365news
유튜브 NEWS 더보기

신앙의 성장단계를 아시나요?

브랜드 가치를 넘어선 존재의 거룩한 광휘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1)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 초청토론회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9] - 이스라엘 3대 절기와 그 의미

두려움을 신뢰로 바꾸는 관계의 언어학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0)

상리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보장특구사업 상리마을 주민리더 도쿄탐방기

봄 (Feat.황정호)

흩어진 말들을 모아 하나의 질서로 세우는 법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9)

[50 Movements] #9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 리처드 용재 오닐 & 디토 오케스트라 | Shos...

병원 광고비, 어디서 새고 있습니까? 팀퍼포먼스 정용훈 대표가 말하는 AI 병원 마케팅

믿음의 선배들(8) - 타협을 모르는 순교자, 로마의 히폴리투스

개인vs법인사업자 장단점과 법인전환 절세방법(feat. 가족법인과 영업권으로 절세하기)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8] - 사라진 열 지파, 흔적 찾기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8) 욕망의 수렁에서 건져 올린 영혼의 정교한 매뉴얼

#쏠롱구스노래들024 #SOS024 #광야 #Wilderness #정원진 #solongus #CCM #car...

HAUSER - Oblivion (Piazzolla)

칭찬사랑나눔 칭찬합시다축제시작된다. #칭찬문화

은혜와 감동이 물결치는 찬양 - 삼일노회 수련회

믿음의 선배들(7) - 열정의 신학자, 알렉산드리아의 오리게네스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7] - 피 터지는 성전논쟁, 그 시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