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를 연구하던 엔지니어가 이제는 버섯과 푸드테크를 연구하고 있다. 전남 담양군 대덕면에서 농업회사법인 ㈜미라클송이팜을 이끄는 전민권 대표의 이야기다.
전남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전 대표는 1990년부터 2022년까지 32년간 ㈜기아에서 상용차와 군용차 신차 개발을 담당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오랜 직장생활을 마친 뒤 그가 선택한 것은 휴식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이었다.
퇴직은 경력의 끝이 아니었다. 전 대표는 연구개발 현장에서 축적한 기술과 문제 해결 경험을 농업과 식품산업에 접목했다. “경력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의 자산으로 전환된다”는 것이 그가 인생 2막을 바라보는 철학이다.

귀농 4년 차인 전 대표가 선택한 작목은 참송이버섯이다. 농장에 들어서면 선반마다 배지가 일정한 간격으로 정돈돼 있고, 그 위로 탐스럽게 자란 버섯이 모습을 드러낸다. 온도와 습도 등 생육환경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스마트 재배 현장이다.
참송이버섯은 참나무 톱밥으로 만든 배지를 약 5개월 동안 살균·배양한 뒤 본격적으로 재배한다. 이후 약 한 달 반 주기로 생산이 이어진다. 미라클송이팜은 담양의 지하 암반수를 활용하고 생육조건을 세밀하게 관리하며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하는 데 힘쓰고 있다.
전 대표에게 스마트팜은 단순히 자동화 장비를 갖춘 농장이 아니다. 연구원 시절 익힌 데이터 분석과 원인 규명, 공정 표준화와 반복 개선을 농업에 적용하는 새로운 연구개발 현장이다. 자동차 개발 과정에서 쌓은 프로젝트 관리와 복합 문제 해결 역량도 재배시설 운영과 생산공정 개선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그의 도전은 참송이버섯 생산에 머물지 않는다. 전 대표는 퇴직 후 광주에서 공유주방을 운영하며 청년 외식창업 컨설팅과 공간기획을 경험했고, 카페 창업과 메뉴 개발 컨설턴트로도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쌓은 식품·외식 분야의 경험은 참송이버섯을 가공상품과 새로운 메뉴로 확장하는 자산이 됐다.
현재는 식품생명 분야를 공부하며 식품가공과 농산물 업사이클링에 관한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관련 연구기관과 농업기술센터 등과 협력해 참송이버섯 장아찌와 버섯밥, 제과·제빵, 전통 떡과 케이크 등 다양한 융복합 상품을 연구 중이다. 생물 판매의 한계를 넘어 보관성과 활용도를 높이고 새로운 소비시장을 만들기 위한 시도다.
온라인 판로도 직접 개척하고 있다.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농장과 재배 과정을 알리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미라클송이팜’에서 참송이버섯을 소비자에게 직송한다. 생산자가 재배환경과 상품정보를 직접 공개하는 일은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농장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앞으로는 소비자가 농장을 방문해 참송이버섯을 직접 수확하고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참송이버섯 생산이라는 1차산업에 가공상품 개발이라는 2차산업, 온라인 유통과 농장체험·창업교육이라는 3차산업을 연결하려는 것이다. 이것이 미라클송이팜이 준비하는 6차산업의 구체적인 모습이다.
전 대표의 시선은 개인 농장의 성장에 머물지 않는다. 현재 담양 송이마을에는 미라클송이팜을 포함해 16개 참송이버섯 재배 농가가 모여 있다. 단지가 완성되면 약 30~35개 농가로 확대될 전망이다.
2024년부터 담양송이마을 참송이 작목연구회장을 맡은 그는 농가 조직화와 공동브랜드, 공동유통 기반을 준비하고 있다. 농가별 생산주기를 조정해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고, 공동 대응을 통해 대형 유통업체와도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2026년부터는 대덕면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하며 농업의 성장을 지역 일자리와 공동체 활성화로 연결하는 길도 모색하고 있다.

전민권 대표는 스마트농업과 푸드테크를 접목한 성과로 2026년 ‘제8회 ESM 대한민국소비자평가우수대상’ 농업경영 부문 대상을 받았다.
전 대표는 2026년 2월 1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8회 ESM 대한민국소비자평가우수대상’에서 농업경영 부문 대상을 받았다. 스마트농업과 푸드테크를 접목하고 생산에서 가공·유통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온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미라클송이팜의 경쟁력은 버섯 한 송이에만 있지 않다. 32년간 축적한 엔지니어의 기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자세, 다시 대학생이 돼 배우는 열정, 개인의 성장을 마을 농가의 공동성장으로 연결하는 실천에 있다.
전 대표의 목표는 참송이버섯을 기반으로 한 푸드테크 기업을 육성하고, 가공상품과 온라인 유통, 농장체험과 창업교육을 연결하는 6차산업형 농업경영자로 성장하는 것이다. 과거의 경력을 지역의 자산으로 바꾸고 기술과 농업, 식품과 교육을 연결하는 그의 도전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생산에서 가공으로, 온라인 유통에서 체험과 교육으로, 개인 농장에서 마을 공동체로 이어지는 미라클송이팜의 도전은 6차산업이 상품의 결합을 넘어 사람의 경험과 배움, 지역의 협력으로 완성되는 성장 과정임을 보여준다.
류옥분|6차산업홍보매니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