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타임즈=민경만 기자] 기후 위기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₂)와 메탄(CH₄)을 동시에 감축하면서 산업 원료로 전환하는 혁신적인 기술이 국내에서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꿈의 기술’로 알려진 건식 개질 상용화 기술로 온실가스를 산업용 ‘합성가스’로 바꾼다.
이러한 세계적인 기술을 개발한 한국화학연구원 장태선 박사를 만나, ㈜부흥산업사(대표 안경욱)와 지난 15년간 공동 개발한 ‘건식 개질(Dry Reforming)’ 기술에 대하여 자세한 개발 배경과 산업과 경제에 미칠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장태선 박사는 현재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위원이면서 사단법인 한국에너지기후변화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탄소중립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이다. 여기서는 장 박사의 견해를 전재한다.
<한국화학연구원 장태선 연구위원>
■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자원화’를 하나의 공정으로 가능하게 한 건식 개질 공정
한국화학연구원 장태선 연구위원
기후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이산화탄소(CO₂)와 메탄(CH₄)을 동시에 줄이면서, 이를 다시 산업에 필요한 원료로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과제인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자원화’를 하나의 공정에서 해결할 수 있는 CO2 활용 기술이 국내 기업에 의해 실증 단계를 넘어 상용화 단계까지 올라섰다. 바로 ㈜부흥산업사와 한국화학연구원이 지난 15년 동안 개발한 건식 개질 기술이다.
건식 개질은 CO₂와 CH₄를 고온에서 촉매 반응시켜 수소(H₂)와 일산화탄소(CO)가 혼합된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합성가스는 다양한 화학제품과 합성연료를 만드는 기초 원료다. 특히 건식 개질에서 생산되는 합성가스는 수소와 일산화탄소의 비율이 약 1대 1에 가까워 후속 화학 공정과 연결하기에 유리하다.
건식 개질의 개념 자체는 이미 100여 년 전부터 정립이 되었지만, 실증 진입이 어려운 기술로 알려지면서 지금까지 “꿈의 기술”로 분류됐다. 특히 실험실의 반응을 산업현장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문제였다. 반응에 높은 온도가 필요하고, 운전 과정에서 촉매 표면에 탄소가 쌓이는 ‘코킹(coking)’ 현상과 다양한 부반응이 발생해 촉매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대표적인 난제였다. 최근까지도 국제 학계가 촉매의 탄소 침적과 장기 안정성을 건식 개질 상용화의 핵심 장애물로 지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증 플랜트가 성공적으로 운전됐다는 의미는 바로 이 ‘실험실과 산업현장 사이의 죽음의 계곡’을 넘었다는 것이다. 특히 ㈜부흥산업사는 그동안 많은 난제를 극복하고 건식 개질 기술을 플랜트 수준까지 끌어올렸으며, 이와 같은 성과를 “세계 최초의 국내 기술 기반 건식 개질 플랜트”로 소개하고 있다. 이는 논문 속 촉매 성능을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장치와 운전 기술, 공정설계까지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건식 개질 기술의 파급효과는 단순히 CO₂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재 화학산업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원료이자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탄소 집약적 산업이다. 이 기술이 연계되면 지금까지 배출물로 취급하던 CO₂가 합성가스를 거쳐 화학제품의 ‘탄소 원료’로 다시 산업 안에 들어오게 된다. 즉 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는 CCS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탄소를 원료로 순환시키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 즉 순환 경제를 만드는 기반 기술이 될 수 있다.
산업적 확장성도 주목할 만하다. 합성가스는 메탄올을 비롯한 각종 화학제품과 합성연료 생산으로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 원료다. 따라서 건식 개질 또한 플랜트 공정이며, 개별 플랜트 중 하나의 기술로 볼 것이 아니라 ‘CO₂→합성가스→화학제품·연료’로 이어지는 새로운 탄소 공급망의 출발점으로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처럼 대규모 CO₂ 배출원이 존재하는 산업단지와 연계할 경우 배출된 CO₂를 현장에서 원료로 사용하는 산업 공생 모델도 추진할 수 있다. ㈜부흥산업사는 이미 메탄올과 초산을 시제품 수준까지 제조한 경험을 갖고 있다.
건식 개질의 가장 큰 의미는 온실가스를 단순히 ‘처리해야 할 폐기물’에서 ‘돈을 벌 수 있는 탄소자원’으로 바꾼다는 데 있다. 플랜트가 기술의 가능성을 증명했다면, 이제 세계 최초라는 기록이 연구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시장을 선점하는 산업기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부흥산업사 울산 공장에 있는 건식 개질 플랜트 전경>
위에서 밝힌 건식 개질 기술은 에너지와 기후변화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골칫거리로 해결이 어려웠던 온실가스는 이제 ‘돈 버는 자원’으로 전환되어 에너지화될 길이 열렸다. 그 주인공은 부흥산업사가 될 전망이다.
부흥산업사에서 건식 개질 공정의 플랜트 가동을 통해 기술적 가능성이 입증된 만큼, 이제 국내 독자 기술이 연구 성과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탄소중립 시장을 선점하는 핵심 산업 기술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온실가스 감축과 산업적 이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식 개질 기술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