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에 체포되거나 구속된 피의자는 법원에 체포·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을 다시 판단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이 규정한 ‘체포·구속적부심사’ 제도로, 당사자뿐 아니라 변호인과 법률이 정한 가족·관계인도 청구할 수 있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가 체포되거나 구속되면 당사자와 가족은 신병 구금이 계속될 가능성을 우려하게 된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절차 가운데 하나가 체포·구속적부심사다.
구속적부심은 법원이 이미 발부한 구속영장이나 현재의 구속 상태가 적법하고 필요한지를 다시 심사하는 제도다. 혐의의 유무만 판단하는 절차는 아니다. 법원은 수사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살펴보고 피의자를 계속 구속할 필요가 있는지 판단한다.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에 따르면 체포되거나 구속된 피의자와 변호인은 관할법원에 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법정대리인과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가족, 동거인, 고용주도 청구권자에 포함된다.
이는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된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는 절차가 아니다. 체포 또는 구속 상태인 피의자가 법률상 대상이다. 다만 이미 기소돼 피고인 신분이 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보석 등 재판 단계의 석방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 적부심을 청구한 뒤 기소된 경우에는 법원이 해당 심사를 계속할 수 있다.
법원은 청구서가 접수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피의자를 심문해야 한다. 수사 관계 서류와 증거물도 함께 조사한다. 청구에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석방을 명하고, 구속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청구를 기각한다.
도주·증거인멸 우려에 관한 구체적 자료 중요
구속적부심에서는 구속 사유가 현재도 존재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억울하다고 주장하거나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만으로는 구속 필요성에 관한 판단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도주 우려가 낮다는 점을 설명하려면 일정한 주거와 직업, 가족관계, 국내 생활 기반 등을 보여주는 자료를 준비할 수 있다. 실제 제출 자료는 사건 내용과 피의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증거인멸 우려와 관련해서는 주요 증거가 이미 수사기관에 확보됐는지, 관련자와 접촉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 피해자나 참고인에게 연락하지 않겠다는 약속만으로 위험이 사라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사건 기록과 수사 진행 상황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한다.
건강 상태와 치료 필요성, 가족의 생계 상황 등도 법원이 구속 필요성을 판단할 때 제출할 수 있는 사정이다. 다만 이러한 사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석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혐의에 관한 반박 자료도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혐의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면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함께 검토될 수 있다. 구속적부심은 본안 재판처럼 유무죄를 최종 판단하는 절차가 아니라는 점은 구분해야 한다.
보증금 납입·주거 제한 등 조건부 석방도 가능
법원은 청구를 받아들여 피의자의 석방을 명할 수 있다. 구속된 피의자에게 출석을 보증할 수 있는 보증금 납입을 조건으로 석방 결정을 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조건부 석방 결정에는 주거 제한이나 법원·검사가 지정한 일시와 장소에 출석할 의무 등이 붙을 수 있다. 다만 증거를 인멸할 충분한 우려가 있거나 피해자·사건 관계인과 그 친족의 생명·신체·재산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보증금 조건부 석방이 제한될 수 있다.
적부심 청구가 기각되면 해당 결정에 항고할 수 없다. 이후 피의자가 기소돼 피고인이 된 경우에는 사건의 진행 상황에 따라 보석 청구 등 별도의 절차를 검토할 수 있다.
혐의 반박에만 치우치면 구속 사유 소명 놓칠 수 있어
실무에서는 혐의의 부당성만 강조하고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자료를 충분히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적부심의 핵심은 현재 피의자를 계속 구속할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있다.
주거·직업 관련 자료와 가족관계 자료, 치료 기록, 수사 진행 상황 등은 사건별로 필요한 범위가 다르다.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접촉하는 과정에서도 회유·압박 또는 증거인멸로 오해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변호인은 사건 기록과 구속 사유를 검토하고, 법원에 제출할 의견서와 소명자료를 정리할 수 있다. 심문기일에 출석해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진술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구속적부심의 결과는 범죄 혐의와 증거관계, 수사 진행 정도, 피의자의 생활 기반 등 개별 사건의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특정 자료를 제출하거나 변호인을 선임했다는 이유만으로 석방 가능성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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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친절한변호사 이정일 010-4235-5346
학력 및 자격
연세대학교 법학대학 법학사 취득 / University of Washington LL.M. 과정 우수졸업
Southwestern University School of Law J.D. 취득
자격 취득
대한민국 변호사 (1983) / 미국 변호사 (1993) / 대한민국 변리사 (1998)













